[SAMPLE/메옵] THE BREATH OF ALON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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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행동들이 메가트론의 집착과 호승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걸 옵티머스는 절대 모르리라. 멀찍이서 어쩐지 눈물겨운 메가트론의 모습을 지켜보던 프라울과 재즈는 사이좋게 어깨를 으쓱였다. 어쩐지 나이든 부모님들의 모습을, 특히나 아빠가 엄마에게 관심 받으려고 재롱 피우는 것 같다고 하면서 스쳐지나가듯 말하던 스파이크의 말을 새삼스레 떠올린 둘은 자신들의 옆에서 얌전히 앉아 있는 사운드 웨이브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바이저 아래로 숨겨진 옵틱은 보일 리가 없지만 어쩐지 깊은 한숨과 고뇌가 느껴지는 거 같아 애잔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런 사운드 웨이브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느 새 튀어나온 프렌지와 럼블은 그의 주변으로도 모자라 프라울과 재즈 주변까지 맴돌며 정신 사납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난 오늘 진전이 된다에 한 표.”
“오, 무슨 바람이 분거야? 그럼 난 평소랑 같다에 한 표.”
“사운드 웨이브, 동의.”
“와우! 진짜 오늘 뭔가 있을 것 같잖아? 나 지금 이라도 바꾸면 안 될까, 버디?”
“안 돼, 재즈.”
어쩐지 바이저 아래에 가려진 옵틱이 번쩍이는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일까? 어지간히 고생했다 싶어 저도 모르게 사운드웨이브의 어깨를 툭툭 두들긴 프라울은 호들갑스레 반응하는 재즈를 보며 씨익 웃었다.
“이 녀석의 동의 때문이 아니라 장담컨대 오늘은 무언가 진전될 거야.”
이래봬도 오랫동안 옵티머스이 부관을 차지했던 자신이다. 처음으로 휠잭의 발명품에 칭찬을 해주고 싶은 마음을 내리 누르며 프라울은 고뇌하는 자신의 친우를 향해 좀 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언제까지 너희의 한심한 짓에 우리를 말려들게 할 참인가!”
“휠잭이 나쁜 의도로 발명한 건 없어. 따지고 보면 시비를 거는 건 우리가 아니라 그쪽이지 않던가?”
평소보다 조급한 메가트론의 말투와 느긋하기 짝이 없는 옵티머스의 말투는 대화만 놓고 본다면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한 상황이었지만 정작 나란히 마주보고 앉은 채 툭툭 말만 던질 뿐이었다.
“이야기 하는데 좀 치우면 안 되는 건가?”
“오늘 따라 유난히 급하군, 메가트론.”
그리고 그거가 아니라, 엄연히 그림록이라는 이름이 있다네.
나직한 옵티머스의 목소리에 메가트론은 낮게 코웃음을 쳤다. 오늘따라 정말 속이 좁아 보인다는 말을 다시 안으로 집어 삼킨 옵티머스는 휠잭이 혼나는 것을 봐서 그런지 얌전하게 앉아 머리를 들이미는 그림록을 쓰다듬었다. 낮게 그르렁 거리는 게 정말 인간들이 키우는 애완동물과도 같아서 옵티머스는 저도 모르게 슬쩍 웃음을 내뱉었다. 그럴수록 메가트론의 표정은 점점 미묘해졌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애교를 부리는 그림록에 온통 신경이 팔린 옵티머스가 눈치 챌 리가 없었다.
“릴렉스, 굿 보이-.”
유난히 나직하면서도 간질거릴 정도로 상냥한 음성에 주변에 놀고 있던 오토봇들은 이제 관전 태세로 아예 자리 잡고 앉아 흥미진진하게 둘을 응시했다. 아직 메가트론의 눈치를 보고 있는 디셉티콘과는 전혀 다른 태도였다. 힐끔 힐끔 사운드 웨이브에게로 시선을 보내다 이내 2인자의 묵인 하에(?) 결국 하나 둘씩 오토봇 옆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너무 그 녀석한테 지고 들어가는 거 아니야?”
“뭐가 말인가?”
“공룡처럼 생긴 녀석.”
“그림록이네.”
“그거나 이거나.”
“…메가트론. 멀쩡한 이름 두고 왜 그렇게 부르는 건가? 자네쯤 되는 이가 이름 하나 몰라서 헤맬 일은 없을 테고.”
말꼬리가 올라가는 게 위험하다 싶어 안움직이겠다는 그림록을 애써 꼬아내 사라진 몇몇 오토봇의 뒤를 가만히 지켜보던 옵티머스는 그제야 메가트론의 옵틱을 정면으로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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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이보다 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은 없으리라.
검투사와 사서라. 날카로운 턱 끝을 그보다 더 뾰족한 손끝으로 쓰다듬던 메가트로너스는 방 한편에 작게 마려된 간이 주방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오라이언의 등 뒤를 뚫어질세라 응시했다. 작은 부품 소리마저 들릴 것 같은 공간은 그에게 결코 어울리지 않는 조용함이었지만 단지 오라이언이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하게 느껴졌다. 물론 침묵이 익숙하다는 것이 아니었다. 일찍이 소음은 일상과 같았고, 그에 따른 부과적인 것들이 오히려 안정적이었다. 그동안 메가트로너스에게 침묵이란 죽음이란 말과 동의어였다.
“여기까지 찾아온 걸 보면 무슨 다급한 일이라도 있는 건가?”
“….”
메가트로너스가 익숙한 침묵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운드 웨이브는 오라이언의 물음에 대답대신 살짝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별 일이 아니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자주 방문하지 않았으면 하네. 나야 이 곳에 정당히 들어올 수 있는 사서지만 자네들은 그게 아니니 크게 경을 칠지도 모르는 거 아닌가.”
“그런 위험함을 무릅쓰고 찾아온 친우를 두 팔 벌려 환영해야지.”
“앞으로도 찾아온다는 말이면…, 차라리 내가 케이온을 가는 게 좋겠군.”
“그거야 말로 가장 위험한 일이 아닌가?”
위험한 걸 따지면 본인의 리스크가 상당할 텐데 오히려 상대를 걱정하는 오라이언의 태도에 메가트로너스는 슬쩍 입꼬리를 잡아 당겼다. 저리 무르니 자신 같은 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파고드는 거다.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이들과 함께 있는지를 모르는 태도에 메가트로너스는 오히려 유쾌해졌다. 오토봇치고 놀라올 정도로 큰 동체는 한낱 데이터 클락이 가지기에는 불필요한 것이었지만 그러한 육체보다 커다란 부드러움은 오히려 본인의 가진 순진함을 더 배가 시키는 요소기도 했다. 일찍이 케이온에 찾아 들어왔다 어떤 꼴을 당했는지 모르지 않을 텐데. 친우의 다정함에 메가트로너스는 낮게 혀를 찼다. 순정한 사서 나으리가 케이온에서 자신이 어떤 식으로 입에 오르는지 안다면 결코 찾아온다는 말은 하지 못했겠지만. 그를 둘러싼 온갖 음담패설과 소문을 익히 알고 있는 메가트로너스는 부드럽고 뭉툭한 손이 전달하는 음료를 받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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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는 아주 곤란했다. 자신의 얼굴의 절반 이상을 가리고 옵틱만 겨우 보여주는 배틀 마스크가 아니었다면 진작 들키고도 남았으리라. 전쟁의 종식 이후, 프라임으로서 물러서기 전에 그가 해야 할 일은 엄청 많았고 때문에 언제 잤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여전히 가장 경계해야할 대상을 무방비로 맞이한 건 이제 와서 어쩔 수 없는 실책이었다.
정말이지 난감하다는 말을 빼고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 길이 없었다. 언제는 반대라고 날 뛸 때는 어쩌고 이제 와서 메가트론의 출입을 방관하는 동료들이 얄미울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자괴감에 빠진 옵티머스는 찌르르 휠을 돌리며 추욱 쳐졌다.
“일이 많이 힘든가?”
“…”
자네가 여기서 나가준다면 내가 힘들 일이 절대로 없을 거라는 많은 의미가 함축된 침묵에 메가트론은 얄미울 정도로 잘생긴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페이지가 넘어가지 못하는 보고서 위를 툭툭 두들겼다.
“왜 내가 도와줄까?”
“…됐네.”
메가트론과 함께 있으면 이상하게 갓 태어난 어린 봇이 되는 기분이었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완벽하게 조성이 되어 태어나는 사이버트로니안에게 그러한 생각은 어불성설이지만 기분이 그랬다. 실제로 메가트론이 자신보다 한참이나 더 먼저 태어난 건 사실이었지만.
“어차피 떠날 거 쉬엄쉬엄 하는 게 어떤가.”
“놀릴 거면 나가지 그래.”
“오토봇의 수장께서는 아직도 디셉티콘을 차별하는 군.”
“……”
말이나 못하면 얄밉지도 않지. 너스레를 떠는 메가트론에 옵티머스는 짙은 한숨을 폭 토했다. 그럴수록 짙어지는 메가트론의 미소에 한 대 때리고 싶은 심정이 들었지만 그러기에는 잡힌 손에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사실 빼내고자 하면 얼마든지 벗어날 수 없었다. 전쟁 때처럼 꽉 움켜쥐는 것도 아니고 부드럽게 쓰다듬는 정도였다. 그래서 더욱 벗어나기 곤란한 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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